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노인이었습니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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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노인이었습니다
내 나이는 91세이고 할머니입니다.
새로운 원장이 오기 2년 전 까지 나는 일반 밥도 먹지 않고 두유와 카스타드로 연명하며
죽을 날 만 기다려온 늙은이였습니다.
아침,점심, 저녁 두유와 카스타드 먹고 힘이 없어서 하루 종일 누워 있는 게 생활의 전부였습니다.
가까운 화장실도 가기 힘들어 요강을 끼고 살았습니다. 사는 의미가 없었던 겁니다.
그런 내가 이제는 밥도 잘 먹습니다. 내가 밥을 잘 먹지 않는 날에는 내가 좋아하는 짭조름한 비린내 나는 반찬과 물김치를 갖다주면 많이 먹지는 않지만 제법 많은 양의 밥을 먹곤 합니다. 그렇게 2년을 지내다 보니 이제 제법 발에 힘이 생겨 막 걷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도 합니다. "원장이 뭐 먹고 싶은 거 없습니까?"라고 물어보면 "갈치가 먹고 싶다."라고 의사 표현도 제법 합니다.
나는 흥이 많은 노인네 인 것 같습니다
어느 날 원장이 장구를 하나 가지고 와서는 저한테 쳐보라고 했습니다.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장구를 “둥기닥 둥닥” 하고 쳤더니 옆에서 “아이고, 어르신 장구를 너무 잘 치시네요.”라는 소리를 하더군요. 저는 그 소리에 신명이 나서 장구를 쳤더니 옆에 있는 노인네가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습니다.
나도 덩달아 신이 나서 장구를 친 것 같습니다. 이제는 예전보다 사는 재미가 있습니다. 너무 오래 산 것 같아 미안한 감도 있지만 즐겁게 여생을 보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. 원장님 바람대로 “잘 먹고, 잘 싸고, 잘 놀자”로 살아가고 싶은 늙은이의 소원이 무리한 생각일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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